(전국= KTN) 김도형 기자= 지난 10월 10일 구미시 산동면 신당리 일원에서는 경상북도 주최, 구미시 주관으로 '경북도 소나무재선충병 방재 합동 실제 훈련'이 실시됐다.
이날 김관용 도지사를 비롯해 김응규 경북도의회 의장, 남유진 구미시장, 김익수 구미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장.군수, 임업단체장, 산림관계자, 산림방제단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재 합동 실제 훈련은 성료됐다.
28일 산동면 신당리 일대 합동 훈련이 거행됐던 재선충 지역 산을 다시 찾아 둘러본 결과, 1200여명의 인원이 동원된 현장은 지난 합동 방재 훈련 당시 잘려진 소나무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잘려진 소나무들 중 재선충에 감염된 나무는 손에 꼽을 정도였으며 멀쩡한 소나무들이 무분별하게 벌채되어 처참한 몰골로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다.
구미시 산림과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벌채되어 있는 일대는 '개벌'에 들어간 지역이라고 하며 피해목을 잘라내 한 곳에 재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관계자는 5000본의 나무 중 10퍼센트 밖에 벌채가 되지 않았다고 하며, 잘라낸 피해목과 소나무들을 그대로 방치해 둔 것은 월동기여서 괜찮은 시기라며 이유를 얘기했다.
경북도 소나무재선충병 방재합동 실제훈련 실시로 재선충병 완전 방제 실천의지 결의를 다진 것은 좋았으나, 훈련으로 인해 감염되지 않은 40년 이상의 애꿎은 소나무가 모두 잘려나갔다. 어차피 개벌로 모두 베어내야 될 상황이었지만 군사훈련을 방불케한 방재 훈련 현장이었다고 알려진 사실과는 다르게 뒷모습은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산림과에 따르면 개벌은 내년 1월까지 작업이 진행될 거라고 하며 벌채된 나무들은 나중에 한 곳에 모은 뒤 다른 지역으로 옮겨져 파쇄 작업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한편, 개벌이란 우량목이나 불량목에 상관없이 일시에 임목 전부를 벌채하는 것을 의미하며 산림을 가꾸거나 목재를 얻기 위해 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개벌로 인해 임지의 노출로 표토와 부식토가 유출돼 임지의 붕괴나 급격한 환경 변화로 임지가 불량해질 가능성 있으며, 기상이나 병충의 피해로 조림에 실패할 우려가 있어 최근에는 자연보호를 목적으로 개벌을 반대하는 학자가 많다고 한다.
구미시에서는 이번 소나무재선충 방재합동 실제훈련을 위해 실제로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가 아닌 멀쩡한 소나무를 연습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현장을 개벌한 것으로 보인다.
산동면 신당리 일대는 훈련을 위해 잘려나간 소나무들이 즐비한 가운데 "산림이 살아야 살림살이 나아져요!"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무색하리 만치 대조를 이룬 전시행정의 희생양이 된 듯한 현장이었다.
또한 현장은 재선충 구역이어서 소나무 반출은 금지되어 있지만 방치된 나무들이 땔감이나 타 용도의 목적으로 밀반출 될 우려도 있어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유통신문 영남총괄본부장 김도형> flower_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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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 식 전시행정 그만 합시다
말썽 나지 않게 뒷마무리 잘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