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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떼뉴텍 그림이야기 (8) - 부르사의 대형 목욕탕 (장 레옹 제롬), 1885년

토마스 0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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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전국) 이용범 기자= 이 작품은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장 레옹 제롬이 오스만 제국의 일부였던 부르사(Brussa)시 위치한 도시 목욕탕 내부를 그린 그림이다. 이슬람 세계에서 여성의 목욕을 주제로 그린 일련의 동양 주의(orientalism) 그림에 속한다. 장 레옹 제롬은 평생 20여 점의 목욕탕 풍경을 그렸다. 

 

하맘(hamam)이라고 부르는 이슬람 문화권의 목욕탕은 단순히 신체적 청결뿐 아니라 코란이 요구하는 의식상의 정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장소였다. 이런 정화의 상징이 제롬을 비롯한 여러 서양의 오리엔탈 리스트들에게는 무엇보다 낯설고도 독특한 이국 풍광의 소재로, 또 에로틱한 누드를 그릴 수 있는 무대로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자연히 그들의 작품에서 이런 장소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종교적 의미나 문화적 가치 등은 표백되고 서구의 욕망이 진하게 덧칠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1552년에 건축된 이 목욕탕은 건축가 시난(sinan)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목욕탕의 팔각형 풀은 위에서 오는 태양 광선에 의해 조명되며,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과 유사한 아치형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림, '부르사의 대형 목욕탕'에서 일부 여성은 욕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성들이 욕조에 발을 담그거나 욕조 가장자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그중 한 여인은 물 담배를 손에 들고 있다. 그림 전면에는 흑인 여성에게 기대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벌거벗은 여성이 있는데, 종종 19세기 동양 주의 작품에서 하렘을 입은 여성과는 달리 흑인은 노예로 묘사되곤 했었다. 

전면의 흑백 두 여성은 둘 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엘리베이터 신발을 신고 있으며, 벌거벗은 여자의 도도한 눈빛이 수영장에서 목욕하고 있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듯하나 사실 제롬은 이 여인의 불안한 태도의 불균형과 하인의 어깨에 기대어 있는 움직임을 불러일으키도록 콘트라 포스코로 이를 묘사했다. 

Contrapposto(콘트라 포스코)는 한 발에 대부분의 몸무게를 지탱하고 자유로운 자세로 서있는 인체를 묘사하는 방법으로, 콘트라 포스코를 대비적 균형이라고 하는데, 좌우 불균형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구성을 취하는 표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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