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치권에 바람 넣으려 자발적 시민운동 기획했나? SK하이닉스 유치 신드롬에서 벗어나야 할 때

김도형 0 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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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KTN) 김도형 기자= 지난해 12월 27일 구미시 극우단체 관계자 K씨는 SK하이닉스 유치를 염원한다는 뜻을 모아 구미시민 일부가 구미시민의 마음을 전하고자 서울 SK본사로 올라간다는 사실을 SNS관계 망을 통해 알렸다. 선거철이면 선거캠프의 기획을 맡는다고 자랑삼아 얘기하던 모 언론인도 서울행에 함께 했으며 K씨와 SNS상으로 교류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로 올라간 인사들 중 지난 20대 총선에서 구미을 모 후보 캠프에서 함께 했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큰목소리를 내며 SK하이닉스 유치 구호를 외쳤고, 선거유세 당시와 같은 어조와 패턴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이들이 SK본사로 올라가 행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K씨는 "구미 경제가 너무 어려워 무엇이라도 해보자고 나선 것"이라고 했으며, 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의 목소리도 간간이 흘러 나왔다.

 

서울 SK본사 앞으로 함께 간 인터넷신문사 관계자는 얼음물을 끼얹는 퍼포먼스를 영상을 찍어 알렸고 이후 다음 대상자가 지목받는 릴레이 형식으로 한동안 지속됐다.

 

자발적으로 SNS를 통해 뜻있는 시민들이 모였다고 밝힌 K씨는 "우리가 떠든다고 안되는 줄 안다. 그러나 관심은 가져줄 용기를 부여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입장의 인사들에 대해 서운함을 표명했으며 "정치권이 눈치보고 뒷짐지고 있지만 우리는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 유치 시민운동에 앞장서는 일부 인사들의 속내를 알수 없는 행위에 대해 시민 L씨는 용사행장(用舍行藏)이란 고사성어로 조언을 해주는 모습도 보인다.

 

L씨는 용사행장에 대해 "현자는 쓸 때와 버릴 때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안다"라는 의미로서 그동안 열정어린 행동을 보여준 행위에 대해 시민들은 잊지 않고 기억 할 것이라며 응원의 말을 남기며, 자발적 시민운동의 역할에 대한 선을 그어줬다.

 

더불어 SK하이닉스 유치 기원 얼음물 퍼포먼스에 대해 페이스북에 방송을 하며 웃음소리와 농담소리가 나오는 등 진중함과 절심함이 없다는 시민의 지적도 나왔다. 거리에 게시된 용어하나에도 진중함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최태원 회장 사랑합니다", "SK는 구미로" 등의 캐치프레이즈는 신중히 고려해봐야 될 사안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얼음물을 끼얹는 사람들 면면을 살펴보면 간절함과 진지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인 시민은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절실하고 간절함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장난스럽게 비친 모습에 대해 안타깝다"라며 실망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구미 유치 시민운동이 되던 안되던지간에 도지사와 시장에게 바통을 넘긴 마당에 시민운동을 마무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민을 이용하는 모습이 안타깝게 보인다는 시민의 지적은 일리있다.

 

또 SK하이닉스를 유치에 대해 절심함이 있었다면 SK이동통신사로 전환하는 시민운동이 더욱 가치있는 일이라는 의견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시민운동을 주도한 인사들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이슈몰이에 능통했던 이력을 살펴볼 수 있으며, 이슈를 잡아 정치적인 공세로 몰아가는데 일가견이 있는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맹활약(?)으로 결과적으로 도지사와 시장이 전면에 나서게 됐고, SK하이닉스 유치건 성사여부에 따라 비판의 빌미를 마련했다는 비평도 나온다. 자발적 시민운동을 빙자해 정치권의 압력을 유도하려한다는 취지의 언론보도도 나와 지극히 정치적인 수순의 전철을 밟고 있어 보여 안타까운 현실이다. 

 
28일 머니투데이에서는 '[단독]"구미 안간다고요" 국회까지 찾아간 SK하이닉스' 제하의 기사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입장을 반영한 뉘앙스의 보도로 SK하이닉스 구미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지역민심에 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또 29일 머니투데이 오프라인에는 '"구미에 신공장 못 짓습니다" 국회까지 찾은 SK하이닉스'로 보도됐다.

 

경제통으로 알려진 머니투데이의 보도를 통해 SK하이닉스 구미 유치에 나선 구미시민들에게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지만, 반도체클러스터 유치에 대한 실상을 직시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120조 사업은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운명짓는 초격차 전략 사업의 일환으로 대기업으로서는 사운이 걸린 중대 사안이며 정치권의 힘으로 유치한다는 논리가 개입되어서는 안될 슈퍼빅프로젝트이다. 사업에 투입되는 12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에 대해 구미시 예산의 120배나 된다며 대중들은 막연한 환상을 갖게됐고, 일부 인사들은 이를 이슈화 시켜 구미시 경제가 일순간에 살아날 것처럼 지역사회 SK하이닉스 유치 신드롬 기류를 형성했다. 

 

지난해 12월 18일 한국경제신문에서는 정부와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후보지로 용인 지역 검토건에 대해 보도한 사실이 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가 용인으로 가닥잡힌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SK하이닉스건과 관련해 2020년 10월 완공 예정인 이천 ‘M16’ 반도체 공장 이후의 투자 지역을 모색하다가 정부로부터 ‘수도권 지역에도 신규 공장을 허가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라는 사실과, 정부는 현행법 하에서도 국토교통부 수도권 정비위원회 심의만 통과하면 수도권 공장 투자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내용이다.

 

한편으로 정부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이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과 동반 입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노무현 대통령 시절 경기 파주에 건설된 LG디스플레이 투자 사례를 유심히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라는게 보도내용의 골자다.

 

이처럼 처음부터 SK하이닉스 지방투자가 어려운 상황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 구미유치 시민운동을 촉발한 배경에는 수도권규제완화와 공량총량제 완화 등에 따른 정치적 이슈로 만들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TK지역 보수 정치권 인사들은 때를 기다린 듯이 SK하이닉스 경북 구미 유치에 단합된 모습을 보이며 정치적 결집과 세과시를 자랑하고 있는 양상이며, 이에 대한 촉매제로 얼음물 퍼포먼스 등으로 이슈몰이한 기획의도를 엿볼 수 있다.

 

한편, 머니투데이의 'SK하이닉스 구미 안간다'관련 보도가 나오자 K씨는 "대구 경북이 똘똘 뭉쳤다"라며 SK하이닉스 유치에 올인하는 TK정치권의 행보를 표현했으며, 또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구미 유치를 위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보수의 성지인 구미 안방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선정지를 다른 곳으로 한다면 힘있는 여당의 구미시장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가 하면, 기존 구태 보수가 권력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보였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시작된 SK하이닉스 구미유치 시민운동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관찰해 보면, SK하이닉스 유치를 포장으로 한 지극히 정치적인 쇼맨십이 다분해 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각 동별로 얼음물 퍼포먼스를 위해 모인 시민들의 모습은 자발적인 모습을 떠나 진지함이 없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농담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시민의 지적에 대해 기획자들은 심각히 생각해 봐야 될 사안이다.

 

결과가 빤히 보이는 국가적 중대사안에 대해 시민들이 일부 인사들의 기획된 전략에 놀아났다면, 이는 순수하고 선량한 시민을 마치 이용하기 좋은 개와 돼지로 아는 책략가들의 안하무인격인 처사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진정한 시민운동은 진중함과 절실함이 필요하며 SNS상에서 장난과 같은 모양새로 비쳐지는 것은 구미시의 위상을 절하시키는 행위로 이는 아니함만 못한 것이다. 따라서 얼음물을 끼얹고 SK 최태원 회장을 사랑한다고 고래 외치는 억지춘향스러운 모습보다는 이제는 냉정히 이성을 되찾고, 현실적인 미래발전을 구상하기 위해 구미가 SK하이닉스 신드롬에서 벗어나야 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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