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정희와 새마을의 무게에 짓눌린 지역 정서,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김도형 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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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KTN) 김도형 기자= 10월 26일 박정희 서거 39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구미시청 앞은 사뭇 비장한 긴장감이 감도는 느낌이다. 시청 인근 우체국 앞 도로변에서 구미교육지원청 방면까지 '박정희 역사 지우기 반대'와 현 구미시장을 폄훼하는 문구 일색인 현수막으로 도배를 해놓은 모양새다.

 

이에 반해 구미시청 입구 앞에서 홀로 서서 박정희 기념사업 중지와 새마을과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구미참여연대 김병철 사무국장의 모습이 진정성 있는 영웅으로 비쳐지는 작금의 구미시 현 모습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한동안 TK의 정치적인 기반이자 자양분 역할을 한 박정희가 절실히 필요할 수 도 있겠지만, 4차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구미시민들에게는 박정희란 시대를 역행하는 애물단지와 같은 존재가 된 듯하다.

 

더우기 일부 언론에서 조차 박정희 역사 지우기는 안된다며, 빈약한 역사 의식을 드러내는 2% 모자란 듯한 언론의 주장도 있어 언론으로서의 올바른 역사의식 제고의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다. 한 언론은 구미시청 앞 집회에 대해 "보수와 진보와의 싸움이 아니라 역사와의 싸움"이라는 의견을 보여 역사에 대한 중립적인 가치관을 가져야 될 언론으로서 주관이 개입된 편향된 시각 차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구미의 이순락 원로 언론인은 올바른 역사의식과 언론인의 자세에 대해 일필휘지를 남기며 중립가치를 간과한 채 왜곡된 역사의식을 갖고 있어 보이는 언론인에 대해 진심어린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말을 인용해 전하자면 이렇다.

 

"감히 말씀 드리자면, 자고로 언론인은 역사적 바른 시각, 편향되지 않은 자세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역사란 어느 고명한 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나타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것은 가리고, 나타내고 싶고 잘한 것, 좋은 것만 내세우는 것은 진정한 역사가 아니다 는 것이지요. "

 

덧붙여 이순락 언론인은 "구미 출신의 위대한 독립투사 왕산 허위선생 같은 분은 박정희 그늘로 계속해서 홀대받고 가리어져 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21일 구미 임은동에 위치한 왕산기념관 옆 왕산 허위 선생 묘역에서는 선생의 순국 110주년을 추모하는 의식이 열려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정희를 앞서 살며 독립운동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왕산 허위에 대한 민간 주도의 추모식이어서 더욱 의미가 남달랐으며, 이 자리는 이념과는 별게인 순수한 민족의식의 발로였던 자리였다. 

 

이날 자신을 왕산기념관 이사라고 소개한 한 분은 "지난 24년간 구미시민들은 시장을 2명 밖에 보지 못했고, 이로 인해 소통이 가로막혀왔다"며 고하기도 했다. 이들이 지난 24년을 역사왜곡의 선봉에 선 까닭에 위대했던 왕산에 대한 선양은 더딜 수 밖에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시민과 도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천편일률적인 박정희 선양에 매진해 온 까닭은 그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수단일 뿐이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더우기 작금의 구미시청 앞 '박정희 역사지우기 반대' 집회를 감행하는 세태는 한심하다 못해 연미의 정을 느끼게 할 정도다. 과거에 이미 일어난 사건과 인물에 대한 기록인 역사는 지우고 싶다하여 지울 수도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역사자료관 명칭에서 그의 이름을 뺀다는 것을 빌미삼아 역사 지우기라고 규정한 이들 앞에서 달리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역사를 바르게 아는 것은 탄탄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기본바탕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1971년 독일의 전총리인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전쟁희생자 비석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다. 이를 통해 독일은 세계인들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했고 세계 평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됐다는 평이다.


반면에 일본 정부는 아시아 곳곳에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해 일제치하에서 희생당한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사죄와 보상을 안하고 있어 독일의 진심어린 사죄와는 큰 대조를 이룬다.


최근 전 경북도의원을 역임한 김창숙 여사는 구미 삼일문고에서 열린 박도 작가의 신간 '용서' 출판기념회에서 일본 미에현 구마노시에 위치한 기슈광산의 슬픈 역사에 대해 알렸고, 앞으로도 강제징용으로 인해 억울한 희생을 당한 이들의 안타까운 과거를 알려 살아남은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의 부인이기도 한 김 여사에 따르면 강원도와 경상도가 기슈광산으로 강제징용을 당한 피해자들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사회는 강건너 불구경 보는 듯 해왔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탓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나라 잃은 민족의 서러움이 오롯이 담긴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 의식있는 이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진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오리라 기대한다.


각설하고 먼저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파로 규정한 박정희 정권의 탄생과정과 한계에 대해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흔히 박정희를 두고 전후 빈곤했던 대한민국 사회를 먹고살만하게 해 준 인물로 추앙한다. 경제개발 5개'년개혁과 새마을운동 등이 그를 따라다니는 단골 수식어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은 전후 복구 후 4.19혁명 직후에 들어섰던 장면정권 당시 수립한 경제계획을 밑바탕으로 해 박정희 군부정권에서 수립된 것. 당시 경제계획은 사회주의와 케인지언정책과 같은 경제 패러다임에서 상당수 나라에서 실시하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1960년대 말까지 남한의 경제력은 북한을 앞서지 못했고, 외국에서 상투적으로 표현하던 '한반도의 기적'이란 실제로는 북한의 놀라울만한 전후복구과정과 성장을 지칭하던 말이었다.


일본군 장교로서의 친일 행적을 가리기 위해 반공을 기치 내건 박정희 정권에 있어 북한의 성장은 자극제가 됐고, 독재로 점철된 경제성장이 자신의 친일에 대한 관심을 돌리고 정권의 연장을 가져온다는 믿음이 팽배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배경에는 쿠데타 군부세력의 일본군대식 독재와 한정된 자원을 소수 기업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온 정경유착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지난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나라는 부정부패의 온상이었다.


역사는 감출 수가 없고 일정 시간이 흐른뒤 재평가를 받게되는 것이 순리다. 1978년 10월 31일 미국 하원이 발간한 '한미관계보고서'인 프레이저 보고서에는 박정희의 조카사위인 김종필이 중앙정보부장 시절 팀원들과 함께 사상 최대의 주가조작으로 2천만 달러에서 3천만 달러(현재 약 9천억원)의 이득을 취했다는 내용도 언급되어 있으며, 그 자금으로 박정희에게 상납은 물론 공화당 창당과 야당 교란 작전 등에 썼다고 밝히고 있다. 이외에도 프레이저 보고서에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가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못하게 만든다.

 

부정한 방법으로 정권을 유지해 온 박정희에 대한 실상이 문서상에서도 버젓이 기록되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 위대한 영웅으로 추앙하는 일부 세력들에게 있어 외눈박이식 왜곡된 역사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애처로울 다름이다.


'새벽종이 울렸네 잘 살아보세'란 노래에 쇄뇌되다시피 적지 않은 시간을 독재정권에서 퍼다주는 정책과 정보만을 믿고 살아온 우리 민족에게 있어 과거의 힘들었던 시간은 이젠 아련한 추억이자 향수가 되기도 하는 시점이다.

 

역동의 세월을 겪고 편안한 문명의 이기를 맛보는 지금의 이순간이 단순히 근대화의 영웅이라고 지칭하는 박정희에 의해 이룩됐다고 철석같이 믿는 자들에게 과거를 다시 복기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때 그시절로 다시 되돌아가 살아보라!


박정희 시대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에 대한 통제는 기본이요, 정권에 반하는 자들은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쳐버린 암흑의 시대였고 왜곡된 역사의 현장을 숨죽이며 살아야만 했지 않았던가.


하지만 정치인들의 집권 야욕에 의해 지하에 조용히 잠들어 있는 박정희의 혼을 되살리며 지방자치단체들은 '박정희 마케팅'을  끊임없이 해왔다. 특히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 왔으나 결과적으로 조용하고 선량한 국민들에게 분노를 야기했다.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라며 논란을 벌인 지자체도 있었고 경북 구미의 경우는 박정희 생가 공원에 민족중흥관 그리고 새마을테마공원을 비롯해 박정희 기념관까지 건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구구절절 그동안 있어왔던 구미의 민낯을 얘기하기엔 한숨이 앞선다.

 

구미시가 수구보수 꼴통의 고장이라고 놀림감이 된 오늘날,  왕산 순국 110주년을 계기로 지난 24년간 위정자들의 잘못된 역사의식이 한 도시를 유령이 지배하는 과거에 발목잡힌 도시로 만들어 오지 않았던가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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