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문이불여일견] 아! 광주, 5.18 민주화운동 유적지의 새로운 승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가다

김도형 0 2,702

(전국= KTN) 김도형 기자= 지난 6월 27일부터 다음날 28일까지 이틀간 머무른 광주시는 1991년도 7월 대학교 1학년 당시 전남대학교와 과교류전으로 하룻밤을 묵은 것을 제외하곤 이후 27년만이다. 물론 친구와 지인 등의 결혼식으로 몇 번 잠깐 들린 적은 있었으나 광주에 대한 앎의 깊이를 갖기란 시간적 여유가 허락치 않았다.

 

1991년도 당시 전남대학교 인근 식당가에서 식사 중 한켠에서 고요히 들려오는 전남대생들이 부르던 민중가요가 아직도 귓가에 멤돈다.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는 군사정권의 살벌했던 통제에 항거한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끝무렵이었고 4월이면 여전히 전경과 학생들간의 대치로 최루탄이 머리위로 날라다녔던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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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주관으로 진행된 2018 언론인 전문역량강화 문화현장 연수차 광주를 방문한 필자는 나름 바쁜 지역의 취재 활동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광주를 방문했다.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있는 전국에서 온 언론인들 20여명이 참석한 곳은 광주시 옛 전남도청이 있던 자리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sia Culture

Complex, 이하 ACC)으로 이곳에서 현대사 격변기 문화와 장르파괴 예술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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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의 스텝인 해설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온 언론인들을 위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초입부터 찬찬히 설명에 들어갔다.

 

가슴 무거운 이미지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적지인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필자가 보는 관점에서는 아래로 향하는 건물로 큰 규모에 비해 바깥 도로에서는 그 존재감을 찾을 수가 없는 독특한 형태의 구조물이었다.

 

큐레이터에 따르면 건물의 위용이 자칫 5.18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가리지 않도록 지상 아래로 낮춰 설계됐다고 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현재의 자리에 터를 잡은 이유는 5.18 정신을 계승하고 아시아 지역의 인권과 평화 교류의 중심 기능을 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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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C의 전문 큐레이터의 또박또박한 강연 설명으로 60년대 초부터 80년대 말까지 냉전, 정치․사회 격변기 회화에 대한 이해를 가졌고 역사의 위기와 투쟁, 고통에 대한 기억을 통해 미술과 역사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깊은 고찰의 계기도 갖어 저항미술과 정치적 미술에 대한 재평가의 시각도 나름 갖게 됐다.

 

강연 후 둘러본 ACC 전시실의 '베트남에서 베를린까지' 전시전은 전세계 25개국 50여 작가들의 회화, 드로잉 그리고 판화 작품 170여점이 전시돼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줬다. 세계 저항 미술 작가들의 작품 하나 하나가 시대상을 반영했고 전달할려는 메시지 또한 뚜렸했다. 주옥 같은 작품이고 언제 또다시 작품을 만날 기회가 있을까 싶어 촬영을 시도했으나, 저작권 관계로 작품감상에만 그쳐 아쉬울 다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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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박찬욱과 현대미술 작가 박찬경 형제가 공동 제작한 ‘파킹찬스’ 프로젝트는 영화와 현대미술 그리고 전통과 현대 사회를 조망한 작품의 이해를 통해 매체나 장르의 경계에서 모든 고정 관념에 도전하는 실험적인 작품들로 전시됐다.

 

파킹찬스 프로젝트 해설을 담당하는 ACC큐레이터의 설명 후 언론인 연수에 참여한 정태영 목포투데이신문사 대표는 영화와 현대미술이 혼합된 전시물이 어떻게 새로운 장르가 될 수 있으며, ACC의 지원을 받아 전시될 수 있는가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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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현대미술이란 것이 파킹찬스라는 주제와 맞지 않는다며 실망감이 크다라는 의견을 피력한 정 대표는 파킹찬스가 언제부터 기획됐는가를 물었고, 큐레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기획됐다고 한다. 정태영 대표는 "(작품을) 담으러왔는데, 본인들이 새로 만든 작품 하나 없이 무조건 잡다한 것을 시놉시스로 나열해 놓은 것 뿐이다."라며 파킹찬스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꿰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파킹찬스가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통용이 되기에는 자격미달이라며 아쉬움을 남긴 정태영 대표는 사진을 아시는 분들의 비평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단순히 영화와 현대미술을 재배치 후 스토리를 나열해 놓은 것으로 혼합미디어를 이용해 담은 것은 없는 전시전은 새로운 장르가 아니다라고 규정한 정태영 대표의 주장에 기자들 역시 생각거리를 남긴 자리였으며, 정 대표는 ACC 큐레이터 측에 자신의 평에 대해 냉정하게 봐달라는 주문을 했다.

 

필자는 결국 정 대표의 주장 요지는 파킹찬스가 단순히 두 장르를 같은 공간에 적절히 융화시켜 전시해 놓은 것이 새로운 장르가 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이해했다.

 

정태영 대표의 신랄한 비판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문화의 전당에 전시된 전시물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봐야 할까를 잠시 고민하게 만든 자리였으나, 필자는 문화와 예술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관계로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가슴에 담아가기로 했다. 관람내내 필자의 눈에는 ACC의 전시물은 하나하나가 새롭고 신선한 자극이었으며 5.18유적지를 화려한 문화의 전당으로 탈바꿈시킨 배경에는 시대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깊은 생각과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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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후 광주내 이름이 알려졌다고 하는 한정식 음식점에서 기자들간의 소개와 함께 식사 후 잠자리를 위해 묵으러 간 곳은 광주시내의 ACC호텔이었으며 비가 많이 내리는 아침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아래로 내다보이는 경관이 5.18민주화운동의 유적지임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공교롭게도 언론인 연수 첫날 날카로운 비평으로  ACC관계자를 당혹스롭게 만든 정태영 목포투데이뉴스 대표가 필자와 같은 숙소에 배정됐다. 파킹찬스 강연 설명 후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던 정 태표는 밤늦게 숙소 문을 두드리며 불쑥 나타난 관계로 필자가 혼자 여유롭게 묵으리라 예상했던 숙소 공간이 잠시 적막감이 들기도 했으나, 이내 잠이 들어 아침을 맞기도 했다. 정 대표는 밤새도록 필자가 코를 골며 이따금 누군가를 부르며 잤다며 지난 밤의 뒷 이야기를 건내주기도 해 겸면쩍은 아침을 맞은 에피소드도 있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잛은 일정이었으나 ACC 전시관을 함께 걸으며 얼굴을 익힌 언론인 연수에 참가한 동료 기자들과 잠시나마 정이들었고, 언제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서로간의 안부와 정보를 나누기로 했다.

 

인상깊었던 것은 전남타임스 김양순 편집국장이다. 김해 김씨라고 소개한 김양순 편집국장은 의성 김인 필자와 얘기를 나누며 역시 의성 김 학봉 김성일 선생의 나주목사 시절 시대의 판결을 했던 일화를 나주시민극단 '성안사람들'에서 기획해 연극으로 만든 사실을 알려줬다.

 

필자는 김양순 편집국장을 통해 학봉 할배(의성김 문충공파에서만 부르는 호칭)의 과거 일화를 알게돼 상당히 고무적이었으며, 문중 어른들이 이 사실을 통해 더욱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란 생각에 가슴 뿌듯한 마음이었다.

 

김양순 편집국장에게 학봉 김성일 선생이 영호남 교류의 물꼬가 될 것이라며 구미와 나주가 주축이 되어 그리고 학봉할배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경북과 구미에서도 공연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김 편집국장은 흔쾌히 수락했다. 나주목사 학봉 김성일을 담은 성안사람들 연극 사례는 ACC 언론인 연수를 방문해 얻은 수확중 단연코 가장 큰 수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연수에 참가한 기자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며 아쉬움을 뒤로 한채 다시금 바쁜 걸음으로 경북 구미시를 향해 출발했다.

 

5.18을 생각하면 착잡함과 무거움이 늘 함께했던 광주를 떠나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시내를 빠져나가던 중, 망월동 5.18국립묘지를 알리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레 운전대는 5.18국립묘지로 향했다.

 

망월동 5.18국립묘지의 초입에 위치한 민주의문을 거쳐 추념문을 지나니 5.18민주항쟁 추념탑이 한눈에 들어왔다. 추념탑에 다가갈수록 엄습해 오는 가슴 무거운 지난 시절의 아픔과 충격이 떠올랐고, 당시의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대동세상을 위해 한 목숨을 바치며 피를 나눴던 시민들의 결연했던 모습을 담은 무장항쟁군상과 대동세상군상이 5.18민주화운동이 마치 어제의 일이었던냥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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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민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눴던 군사정권이 나라와 민족을 유린한 패악의 시대를 거쳐 오늘날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민주화를 위해 안타까운 생명의 꽃을 허공에 날렸단 말인가,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일말의 반성도 없이 자기 합리화를 위해 남은 여생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인면수심의 인물이 오버랩되기도 한 성스러운 공간인 5.18국립묘지.

 

필자는 시대의 아픔과 감동이 함께 느껴져 오는 5.18국립묘지에 늦게나마 우연한 계기로 찾게된 것에 감사할 다름이었다.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민족이 사는 한반도에 이토록 무지몽매한 사건이 발생한 배경에는 인간의 탐욕과 권력욕이 지배했을 것이고 그로 인해 평생 지울 수 없는 큰 아픔을 남긴 역사적 사건의 해결을 위해 국가와 정부는 지난 과오를 인정하고 유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시대의 사명이자 의무라고 본다.

 

필자가 살고 있는 구미, 지난 6.13선거에서 경북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지자체장이 당선된 곳이어서 전국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ACC언론인 문화연수를 다녀온 뒤인 수일 뒤 대한민국 암흑시대의 역사가 만들어 낸 결과로 인해 야기된 웃지못할 사건이 구미시에서 일어났다.

 

 7월 2일 장세용 구미시장은 취임 첫날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동시에 태극기연합부대 등에서는 구미시청 앞 박정희 유물관 건립 중지를 반대하는 시위를 감행했다. 이들은 200억원 공사인 박정희 유물관 건립 중지 반대를 주장하기 위해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아문법)'을 걸고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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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당위성이 있는 아문법은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범국가적인 일이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다녀온 필자로서는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 조차 재물로 삼으려 하는 패악집단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 순간이었다.

 

그 쓰임새가 불분명한 박정희 유물관 기념사업과 군사정권이 자행한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알리고 피해자들을 기리려 만든 ACC등과 같은 기념 사업이 어떻게 같은 동질선상에서 거론될 수 있는냐는 문제인 것이다.

 

좁은 한반도이지만 반세기 동안 같은 민족의 이념을 갈라놓은 지난 정권의 악행과 잔재들이 작금의 모습을 만들어냈고, 그 추종자들은 아집과 독선을 명분으로 지금도 5.18민주화운동에서 살아남은 국민들을 가슴 아프게 하지 않는지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밝은 미래와 진정한 민주주의 정신을 통해 조국의 발전을 바라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광주를 반드시 방문해야 되지 않을까, 특히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 인색하리 만치 관심을 두지 않는 경북의 정서는 영호남간의 교류를 은연중에 차단하고 있다는 필자의 생각이다.

 

가보라, 보고 듣고 느끼며 깨우칠 무엇인가를 갈구한다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망월동 5.18국립묘지를.

 

2018. 7.23 한국유통신문 발행인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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