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파트 재건축이 뭐길래? 부를 쫓는 막연한 기대감, 위험 속으로 빠져드는 소시민들

선비 0 17,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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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KTN) 김도형 기자= 지난 2015년 3월 21일 구미시 신평동에 위치한 N교회 강당에서 원평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가 열렸고  S건설사가 시공을 맡기로 했다. 이후 S건설사는 1년여 뒤에 아파트 철거에 들어갔고 지난해 12월 터파기가 완료된 상태에서 더이상의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유는 대기업의 이탈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구미시 경제상황과 부동산 경기의 불황으로 인한 분양실적 저조때문이다. 지난 7월 산업건설위원회 A시의원에 따르면 7월 기준 구미시 주택보급률이 122%를 넘어선 상태며 현재 신축 중인 3만 가구를 감안하면 구미시 주택보급률은 150% 초과하게 된다고 지적한 사실이 있다.

 

게다가 지난 7월부터 시민사회에 불거진 구미시 형곡동에 위치한 중앙공원 민자공원 사업건에 대한 이슈로 아파트 3천493가구 신축에 대한 내용도 알려져 구미시민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아파트가 많아지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자연스레 아파트의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있고, 2007년 6월 입주한 10년차가 된 상모동의 S아파트의 경우 4천만원 가량 가격이 하락해 주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는 상태다.

 

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법적 연한은 30년으로 지난 80년대에 구미국가산단에 붐이 일었던 주공아파트의 재건축 시기가 도래해 구미시 곳곳의 주공아파트는 연이어 재건축이 완료됐거나 진행중인 곳이 다수다. 과거에 주공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은 대다수가 우리네 평범한 소시민들로 재산의 많고 적음을 비교할 대상이 아니었다. 도리어 주공아파트 단지는 구미국가공단의 성장 역사와 함께 해 온 근로자들이 고된 일터에서 되돌아 와 안락하게 쉴 자그마한 보금자리로서 자리매김해왔고 구미공단의 배후단지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지난 70년대 당시 국가1공단조성과 함께 형곡동 배후단지가 조성될 당시 도시계획발전위원으로 활동했던 형곡동 역사의 산증인이자 지역 원로 인사인 K씨에 따르면 배후단지란 공단에서 고되게 일한 근로자들을 위한 안락한 휴식처로서의 온연한 기능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장의 굴뚝이 안보이는 곳에서 도시개발이 진행됐다고 말한다. 지역 원로 K씨는 중앙공원 민자공원 사업과 관련해 공장이 빤히 보이는 곳에 고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공단 배후단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촌평했고, 공단 인근에 거리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서지 말아야 될 곳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아파트 단지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원로 K씨는 어떻게 굴뚝 매연이 버젓이 보이는 국가공단 가까이에 아파트들이 들어섰고 그로 인해 국가산단 본연의 기능을 잃게 만드는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구미1공단 열병합발전소 옆에 생기는 화력발전소 건립 반대 주장의 사례를 들었다. 산업단지에 어떻게 굴뚝연기가 안나올 수 있으랴. 그리고 구미국가산단 조성 초창기에 1공단에 들어 설 수 있는 업종들도 제한적이었다고 얘기하며 70~80년 당시에 활황이었던 섬유산업과 같은 굴뚝산업의 예를 들기도 했다.  

 

한편으로 공단 역사의 흐름과 함께 주민들도 나이가 들어 오래된 아파트의 빛바랜 이름만큼이나 세상살이에 있어서 관록도 만만치가 않아지고 시행착오와 갖은 경험 등을 통해 좀 더 나은 삶에 대한 욕심을 가져보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파트의 연식이 재건축 시한이 도래하게 되면 소문이 무성해지며 하나둘씩 재건축에 대한 바람을 피력하곤 한다. 재건축 시기가 되어 제일 관심이 가는 것이 어느 아파트는 재건축으로 얼마의 이윤을 남겼다는 것이 주관심사며 재건축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경기가 좋았을 때는 평범한 삶의 연속인 소시민들에게 있어서 큰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재건축과 같은 도시정비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재건축 재개발의 원칙은 헌집을 부수고 새집을 지어서 다시 들어와서 살려고 하는 것이 재건축 재개발의 원칙이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 집을 어떻게 짓는 가에 대한 관심 보다는 현재 집값이 얼마나 오르는지에 대한 욕심부터 가지고 본다. 그에 따라 수시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전화해 아파트 시세를 확인해 보며 집값에만 관심을 쏟아붓는다.

 

실제로 사람들은 재건축 재개발 사업으로 크나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막연한 생각을 가진다. 누군가 "재건축, 재개발을 하니까 집값이 오른다"라고 들은 소리가 있어 재건축, 재개발을 하는 것이지 만약 "재건축, 재개발을 하니까 오히려 집값이 내린다"라고 한다면 누가 아파트 재건축을 논의하려 할것인가.

 

도시정비구역 지정 이후 아파트재건축조합이 결성되면 조합원들의 관심은 온통 앞으로 얼마를 벌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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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재개발을 시행하게 되면 향후 지분제와 도급제가 논란이 되며 그에 따라 무상지분율과 조합원분담금 등의 만만치 않은 용어들이 조합에서 다뤄진다.

 

지분제라 함은 조합이 사업의 주체이긴 하지만 공사를 맡은 시공사가 재건축, 재개발사업을 주관해 시행하면서 공사비, 사업비 등을 전부 시공사의 책임으로 진행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들자면 조합원이 가진 20평형 아파트를 재건축 후 30평형 아파트 1채를 무상으로 주고 나머지 이윤은 시공사가 가져가는 것으로 이 경우 사업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시공사가 부담하므로 사업에 따른 손실 위험성도 당연히 시공사가 지게 되는 방식이어 안정적이다.

 

한편, 도급제라 함은 사업 주관을 조합원들의 단체인 조합이 직접 시행하고 단순히 조합으로부터 신축공사만 도급받아 진행하게 되며 이 경우 조합은 단순히 시공사에게 공사도급금액만 주고 공사를 시키는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조합원들은 공사비와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을 모두 자신들의 부담으로 조달해야 하며, 반면에 사업으로 생기는 이익을 전부 조합원이 가져가게되어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알맞은 사업 방식이다. 최근 이슈(issue)가 된 원평2주공 아파트 재건축의 경우도 도급제로 시작됐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서 조합과 시공사, 조합원 내부간 분쟁의 발생 요인은 용적율과 일반분양가 변동에 따른 사업 이익이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분양가가 높게 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재건축 재정비사업은 총 14단계의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1단계: 재정비촉진지구지정 정비기본계획수립
2단계: 재정비촉진계획-정비계획결정 및 구역지정
3단계: 추진위원회 설립승인
4단계: 창립총회
5단계: 조합설립인가
6단계: 시공사 선정
7단계: 사업시행인가
8단계: 공공관리 시공사 선정
9단계: 조합원 분양신청
10단계: 관리처분계획인가
11단계: 동호수추첨, 분양계획
12단계: 이주 및 착공
13단계: 준공인가
14단계: 해산, 청산

 

각 단계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재건축주택조합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부동산 경기에 따른 안정된 분양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다.

 

구미시의 아파트 거래가 점점 어려워져만가고 있고 아파트 가격 또한 하락하고 있어 주민들의 볼멘 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아파트 재건축이 가능한 30년이 도래하게 되면 주민들은 재건축으로 인한 가치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다. 가시적으로 관찰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한 신축 아파트의 분양률 저조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아파트 단지만은 재건축을 시행해도 성공하리라는 밑도 끝도 없는 환상을 꿈꾸게 된다. 또 재건축 가능성의 전파와 함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자동적으로 수반되며 이로 인해 조합원들은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재산 이익을 이미 맛보게 돼 마치 부자가 된 느낌을 갖게 된다.

 

구미시청 재건축 재개발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구미시 형곡 4주공의 경우 재건축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15평 아파트 가격이 1억5천만원대까지 상승했다고 해 거품이 낀 아파트 가격으로 아파트 토지주들은 이익을 본 상태라고 말한다.

 

아파트 재건축이 진행되면 조합원들에게 분양된 아파트의 평수는 커지게 되며 그에 따른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러운 대출로 이어지며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된다. 문제는 아파트가 준공되더라도 조합원들이 대출 받은 돈을 갚기 위해 아파트를 되팔려고 하지만 거래가 뚝 끊긴 아파트 경기에 발목을 잡히게 되고 마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가정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아파트 재건축으로 새집에서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원하는 주민들에게 있어서는 거품 없이 새 아파트를 얻는 장점이 있으나, 단지 아파트 시세 차익만을 염두에 둔 조합원들의 경우 과연 이 불경기에 실익을 얻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구미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7월경 형곡4주공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이 들어갔다고 하며 아직은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최근 형곡4주공 아파트 주민들은 일부 토지주들의 주도하에 재건축 경과보고와 진행방향을 위한 모임을 형곡2동사무소 강당에서 가졌다. 형곡4주공 아파트 주민들 중 일부가 모인 자리는 '공정하고 투명성있는 협력업체 선정을 위한 토론회'였다고 하며 아파트재건축추진위원회가 결성되기 전 단계인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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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를 알리는 플랜카드가 형곡4주공 아파트 내에 걸려있었고 필자는 날짜에 맞쳐 취재차 방문했다. 투명성 있는 토론회라는 플랜카드의 타이틀을 믿고 현장 촬영을 위해 캠코더를 작동시키려 했으나 주최측은 자신들의 일이 밖으로 공개되어서는 안된다며 취재와 촬영을 거부했다.

 

필자는 아파트재건축사업 진행의 투명성 재고를 위해 토론회 현장 촬영에 대한 동의를 얻고자 참석한 주민들의 찬반 거수로 결정하자고 제안을 했으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파트재건축에 있어서 형곡 4주공 주민들간의 어떠한 복마전이 얽히고 설켜 있는지는 몰라도 떳떳치 못하게 알리지도 못할 일이라면 훗날 파생될 예기치 못할 일들에 대해서 재건축을 추진하려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자신감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원칙에 의거해 투명성있게 합리적인 수순으로 절차를 밟아가야만 뒤탈이 없는 것이 아파트재건축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파트재건축추진위원회조차도 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추려 든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의구심이 드는 현장이었으나, 재건축으로 자신들의 재산을 불리기 위해 혹은 자신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속내를 가진 인간군상들의 토론회 현장에 관여하기에는 내 일이 아니어서 아파트재건축의 위험성을 경고할 입장은 안된다는 사실을 잘안다. 현장 취재 기자로서 원평2주공 아파트의 분쟁을 경험한 탓에 사례를 알려주고 싶었으나 그들만의 잔치에 감놔라 대추놔라 할 입장은 아니기에 자중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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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가올 구미시의 경제상황과 아파트 경기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은 이웃의 성공한 재건축 사례가 소시민들의 가슴에 재건축에 대한 불을 끼얹었을 것이고, 앞으로 진행될 형곡4주공의 미래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일이다.

 

아파트 주민의 십분의 일에 해당하는 주민들일지라도 재건축을 추진할려는 뜻을 모으면 재건축사업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머지 주민들은 재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 불확실한 미래를 담보로 아파트재건축사업이라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형곡4주공을 전세 놓고 있는 토지주들에게 있어서는 재건축사업은 투기의 대상으로 인식되지만 재산이라곤 평생을 살아온 아파트 1채가 전부인 주민들에게 있어서는 일생일대의 큰 사건이다. 아파트 재건축이 진행되는 공사기간동안 전세나 월세방 살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칫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재건축 추진은 합법적인 일이고 지자체에서는 주민들에게 부동산 경기가 어려우니 재건축을 하지말라며 특별히 말할 입장은 못되며, 또 관여도 할 수가 없다. 오로지 재건축 재정비 사업의 절차에 따른 행정적인 검토만이 지자체의 역할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은 오로지 조합원들만이 떠안아야 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공정하고 투명성 있는 재건축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헌집을 부수고 새집을 지어서 다시 들어와서 살려고 하는 재건축 재개발의 원칙을 잊지 말고 성공적인 재건축 사례로 남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한국유통신문 영남총괄본부장, KTN한국유통신문 인터넷 신문 발행인 김도형> flower_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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